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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소식

(39호) 진통 끝에 비상대책위 출범


진통 끝에 비상대책위 출범


김혜경 고문,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



 

진통 끝에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김은주 권한대행 체제에서 갖은 산통을 겪은 뒤였다. 하지만 비대위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전국위원회가 파행으로 진행된 끝에 구성된 비대위는 그 안에서도 의견이 충돌되고 있다.

 

권한대행 체제에서의 인사파행 

9.4당대회 이후 조승수 대표와 윤난실 부대표가 사퇴한 가운데 김은주 부대표가 대표권한대행으로 직무를 시작했다. 김은주 부대표를 제외하고 대표단 전원이 사퇴를 한 상태에서 대표단회의가 구성되지 않는 조건이었지만, 김은주 부대표는 권한대행체제를 고집했다.

권한대행체제 첫 날부터 김은주 부대표와 중앙당 당직자 간에 마찰이 시작되었다. 대표가 사퇴하거나 임기를 마치면 정무직인 실장단은 관례적으로 사표를 제출하는데 김은주 부대표가 이를 모두 수리해버린 것이다. 더군다나 살림실장에 대해서는 바로 그 자리에서 후임자를 데리고 와 인수인계를 요구하고, 살림국장을 민생사업실로 발령을 내었다. 살림국장에 대해서는 부당한 인사조치라는 상근자협의회의 항의가 이어졌고, 결국 살림국장은 원직에 복귀되었지만 중앙당에 큰 상처로 남게 되었다. 그 때문인지 후임으로 지명된 살림실장은 바로 그만두었고, 다시 살림실장이 임명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이에 전국 시도당의 위원장과 사무처장, 그리고 부문위원장까지 참석하는 연석회의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당의 비상한 상황을 수습할 비상대책위원회의 구성할 것을 촉구하였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새로 임명된 비서실장이 시도당에 대해 직접 비난하는 등 물의를 일으키다가 자진사퇴하는 등의 일이 있었다.

 

전국위원회 연기, 그리고 갈등의 연속 

전국 시도당 위원장, 사무처장 및 부분위원장 연석회의가 열려 전국위원회를 통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결의하였다. 그러나 17일로 예정된 전국위원회는 김은주 부대표에 의해 일방적으로 연기되었다. 연기의 이유로는 비대위 구성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김은주 부대표는 이용길 충남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동시에 장혜옥 여성위원장에게도 비대위원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전국위에 상정할 비대위 구성안을 함께 의논했는데 서로 간에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이 자리에서 김은주 부대표는 자신과 공동위원장을 하거나 자신이 추천하는 인사들로 구성하여 ‘통합연대’에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는 비대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용길, 장혜옥 위원장은 그럴 수 없다고 밝히며 비대위원도 맡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또, 비록 전국위가 김은주 부대표에 의해 연기되었지만, 전국위원들은 간담회 형태로 모여 회의를 진행했다. 전국위원들은 더 이상의 전국위원회 연기는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전국위원 연명으로 소집요구를 제출하는 한 편, 즉각적인 비대위 구성을 촉구하였다. 그러나 이 자리에 참석한 김은주 부대표는 비대위 구성에 대해서는 현재 대표권한대행인 자신에게 전권이 있다면서 일주일 뒤의 전국위원회에 비대위 구성안을 내겠다고 발언하고 퇴장하였다. 이에 대해 강상구 전 대변인 등도 김은주 부대표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등 갈등이 빚어졌다.

중앙당 역시 끊임없는 갈등 안에 놓여졌다. 사퇴한 강상구 전 대변인의 고별브리핑이 김은주 부대표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는 이유로 당 브리핑게시판에서 무단으로 삭제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김은주 부대표가 임명한 홍보실장이 진행한 일인데, 이에 대해 대변인실의 반발이 이어졌다. 대변인실에서는 대변인의 고별브리핑은 대변인이 사퇴하면서 남기는 유일한 자기발언이기 때문에 내용에 관계없이 용인하는 것이 관례라며 재게시를 요구했다. 더군다나 브리핑게시판은 대변인실의 권한사항인데 홍보실장이 이를 삭제하는 것은 분명한 월권이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은주 부대표는 이전에도 통합에 반대하는 자신의 기자회견이 브리핑되지 못한 전례가 있다면서 브리핑 게시 복구를 거부하였고, 박은지 부대표와 임한솔 언론국장은 모두 사임하고 말았다.

 

격돌한 전국위원회 

전국위원회가 열렸다. 통합적 비대위의 구성을 위하여 김은주 부대표의 원안에 대한 수정안이 제출되었고 통합파로 분류되었던 이봉화, 오김현주 전국위원 등도 참석하여 수정안을 지지하였다. 그러나 양쪽의 안은 정면으로 충돌하였다. 급기야 의장인 김은주 부대표가 회의 진행을 거부하면서 원안에 합의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전국위원들은 정상적인 회의 진행을 요구했지만 김은주 부대표는 요지부동이었고, 의장불신임안이 제출되기도 했지만, 당규에는 당대회에 대해서만 규정되어 있다며 이 조차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김은주 부대표는 의장석을 지키면서 회의를 진행시키 않고 있어 의장에 의한 의장석 점거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결국 정회를 하고 김은주 부대표와 수정안을 제출한 측이 합의점을 찾기 위해 모였다. 그리고 양 측의 합의는 김은주 부대표가 사퇴하는 대신 진보작당의 인사들이 비대위에 들어가는 것으로 이뤄졌다. 이를 지켜본 이봉화 등 통합파 전국위원들은 표결 전에 퇴장하였다.

 

전국위원회 파행의 책임 

전국위원회가 파행 끝에 비대위를 구성한 것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평가되고 있다. 김은주 부대표 측은 통합파 배제라는 면에서, 그리고 수정안을 제출한 측에서는 김은주 부대표를 사퇴시켰다는 면에서 각각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수정안을 제출한 측을 대변해서 김종철 동작당협위원장은 “(김은주)권한대행을 물러나게 하는 것이 최우선의 과제이며, 당이 더 이상 파행으로 치닫는 것을 막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봉화 전국위원(관악, 통합파)은 ’민주주의 파괴자들과의 타협‘이라며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김은주 부대표는 사퇴하면서 그동안의 과정이 ‘통합연대로부터 당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감’이었다며 ‘당을 혼란스럽게 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본다는 말로 늦은 사과를 대신했다. 그러나 전국위원회 파행에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으며 대신 비대위에 힘을 실어달라는 당부만 있었다.

 

비대위, 갈등의 연속

최혜영 경기도당 사무처장이 집행위원장으로, 김종철 동작당협위원장이 대변인으로 임명되었고, 이어 부집행위원장과 홍보실장도 새로 임명되어 새로운 진용을 갖췄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회의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갈등이 일어나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