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원 후보 장주영 (신성, 전민)
카이스트 문화기술공학 석사
진보신당 카이스트 당원모임 대표
진보신당 여성위원회 운영위원
진보신당 성정치위원회 운영위원
진보신당 노회찬대표 여성․문화 정책특보
진보신당 대전시당 유성구당원협의회 부위원장
놀면서 먹고 사는 동네를 바랍니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아, 무슨 말로 먼저 시작해야할 지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후보 등록을 하며 낸 출마의 변을 그대로 싣자니 너무 심심한 거 같고, 그렇다고 새로 쓰자니 대체 뭘 해야 새로운 건지 알 수 없습니다. 생각해보니, 어쩌면 제가 '새로운 것'에 너무 목매달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새로운 것이 아니라, 해야 하는 데도 잘 안 되고 있는 걸 먼저 해내는 걸 진보신당이 목표로 삼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종종 제 활동들에 대해 주위 사람들에게 얘기를 할 때가 있습니다. 작년 초 용산 참사 구술록 작업 할 때도, 이번 쌍용 자동차 투쟁 다큐멘터리 작업 때에도 제 얘기를 하면 "좋은 일 하시네요."라는 말을 듣곤 합니다. 그 말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내가 하는 일은 과연 '좋은 일'이라서 하는 건가 하고요. 그런 생각들을 자꾸 하다 보니 이번 선거 때 제가 출마한 이유가 확실해졌습니다.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서.
그랬습니다. 어렵게 생각할 게 아니라, 그저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서' 출마하는 것이었습니다. 평소에 동네에 필요하지만 각자가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일이 있으면 힘을 모으거나 지방 정부를 통해서 실행해야 하는데, 도와줄만한 정치인이 누군지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면 안 될 거 같아 답답한데 어떻게 해볼 수 없이 그저 보고만 있어야 할 때, 멋대로 돌아가는 시스템에 함께 제동을 걸어 주고 감시할 수 있는 정치인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습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합니다. 이런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면, 저 자신이 나서보는 것도 괜찮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활과 상관없어 보이는 이런 얘기가 아니더라도 정치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또 있습니다. 동네에서 모임을 하려도해도 쓸 만한 회의실이나 세미나실이 없어 늘 술집이나 카페를 가야만하고, 친구들과 놀려고 해도 하고 놀 것이 없어서 술을 마시게 되고, 데이트 할 때도 밥 먹고 영화 보고 차 마시면 할 일이 없고, 평일에 퇴근해서 혹은 주말이 되어도 딱히 동네에서 할 일이 없어 심심해하는 게 우리네 모습입니다. 이럴 때 동네마다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비와 공간이, 할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공간들이, 혹은 무언가 함께 배우고 만들 수 있는 그런 공간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정치인을 활용한다면 우리 동네가 좀 더 재미있어지지 않을까요? 동네를 배경으로 단편 영화나 뮤지컬, 연극이 만들어질 수도 있지요. 어쩌면 새로운 선댄스 키즈가 우리 동네에서 나타날 지도 몰라요.
아침마다 아이들을 학교에,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행여나 사고를 당하진 않을까, 아니면 몸에 나쁜 걸 먹고 오진 않을까 노심초사 걱정할 필요 없이 집에서 금방 걸어갈 수 있는 곳에 학교와 어린이집이 있고, 그 곳에서 직영으로 친환경 무상 급식을 한다면 얼마나 마음이 놓일까요. 차들이 쌩쌩 다니지 않고, 아이들이 삼삼오오 마음껏 뛰어다니며 놀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학원에 다니지 않으면 친구도 못 사귄다는 아이들을 위해 즐겁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배우고 만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건 어떨까요. 공부 안 한다, 책 안 읽는다 하지만 동네 발길 닿는 곳에 도서관이 있어도 과연 그럴까요? 당장 동네 도서관을 짓기 어렵다면 이동도서관을 만들어 동네에 들르도록 하는 것도 괜찮겠지요.
동네에 거주하는 예술가들과 동네 사람들이 부담 없이 어울리면서 배우고 즐겁게 놀며 살아가는 방법을 마련할 수도 있지요. 아이들이나 나이 드신 부모님을 보살피시느라 다른 일을 할 여력이 없는 분들을 위해 돌보미를 지원하면 좀 더 숨통이 트이겠죠. 이런 지원들로 적어도 동네 사람들이 취미나 장기 한 가지씩을 가져 동네 밴드나, 오케스트라를 꾸리거나, 동네 문집을 내고, 전시회를 하면 동네는 얼마나 살기 좋은 곳이 될까요. 그저 일터에서, 집안에서, 학교에서 부대끼며 받는 스트레스를 꽁꽁 숨기거나 술로 풀어버리는 게 아니라 동네에서 무언가를 하고, 만들고, 놀면서 풀어낼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모두가 가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동네 소식지를 만들어 지역 현안들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방법도 생기겠죠.
이렇게 잘 놀아야만 삶이 풍부해지면서 나를 돌아볼 여유가 생겨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내 공동체를 돌아보고, 나 혼자가 아닌 우리가 함께 사는 공간을 다듬어 나갈 여력들이 생기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 공간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것. 이게 진보신당의 이름을 걸고 저와 당원 여러분들이 지역에서 주민들과 함께 해내야 할 '정치'의 참모습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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