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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여행에세이(김모세)

(12호) Shall we shopping?

Shall we shopping?

 

김모세 (중구 당원)


쇼핑! 옵션관광과 함께 패키지여행의 양대 악의 축 중 하나이다. 여행사의 횡포나 저가 여행상품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시사프로를 보면 허접한 라텍스 제품이나 성분이 의심스러운 한약재를 터무니없는 가격에 강매하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된다.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라면 나쁜 놈들, 사기꾼이라고 욕 한마디하고 여행을 가더라도 바짓가랑이 잡고 애원하는 현지 가이드를 외면하면 그만이나 판매자 입장에서는 뜨거운 감자 같은 필요악으로 여간 곤혹스럽지 않다. 정녕 패키지상품의 쇼핑은 간악한 여행업자들이 고객의 돈을 갈취하기 위하여 만들어낸 거대 악이며 극복의 대상인가?

 

황금연휴인 5월 2일에 출발하는 상해/항주/소주 3박4일 상품을 보자. 4일간의 일정이지만 비행시간, 이동시간, 그리고 수면시간을 제외하고 나면 실제 관광에 할애되는 시간은 35시간 정도이다. 이 일정에는 한약, 진주, 차, 라텍스, 실크점 총 5번의 쇼핑코스가 잡혀있다. 한 상점 당 필수쇼핑 시간이 40분이니 3시간 30분 정도가 쇼핑에 소요된다. 즉 여행객들은 전체 관광일정의 일할을 쇼핑센터에서 보내야 된다. 필수 쇼핑코스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질과 가격은 어떠할까? 상품의 질은 확실히 전에 비하여 많이 좋아졌으나 가격 면에서는 문제는 여전하다. 전에 태국에서 손님들에게 80달러에 판매되는 라텍스 베개를 현지가이드를 통해 20달러에 구매한 적이 있다. 현지가이드는 특별히 원가이하로 파는 거라지만 파는 가이드나 사는 나나 그 말이 그다지 믿음직스럽지는 않았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작년 경기불황이후 사라지던 쇼핑 강매와 불이행시 횡포가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초저가 상품에서 많이 일어나지만 쇼핑실적이 부진하자 현지가이드가 여행객들을 내팽개치고 사라졌다는 흉흉한 소문이 자주 들린다. 이쯤 되면 이건 요즘 광고대로 “집 나가면 개고생”이란 말이 절대 진리로 다가온다.

 

여행업자들이 악질적으로 고객들의 돈을 갈취하기 위하여 이런 참담한 일을 벌일까? 적어도 나 같은 소매여행업자 입장에서 현지 쇼핑을 열 번을 하던 백번을 하던 하등 상관이 없다. 문제는 쇼핑 회수에 따라 여행견적서에 적히는 판매가가 작아진다는 것이다. 손님들에게 되도록 노쇼핑 노옵션 투어를 권장하나 견적서에 적힌 숫자를 본 손님들의 커질 대로 커진 동공을 보면서 쇼핑회수가 늘어나게 된다. 가격에 더욱 민감해진 요즘 같은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또 한 가지가 여행객들의 쇼핑이 현지 가이드들의 주요 수입원이라는 점이다. 비정규직이 대부분인 그네들이 제대로 된 월급이 지급되지 않으니 여행객들이 뿌리는 쇼핑과 옵션관광의 커미션이 주요 수입원이 된다. 노동자의 국제적 연대와 비정규직 문제를 고민하는 진보신당 당원으로써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소셜리즘과 함께 귀찮이즘을 신봉하는 정치사상적인 신념이 가장 크지만 내가 손님들을 인솔하여 TC를 나가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점이다. 현지에서 쇼핑 바람잡이하기도 내키지 않지만 쇼핑실적이 저조해 울상인 현지 가이드들 바라보고도 민망하기 그지없다. 이쯤에서 현실적 대안과 실천을 요구하는 우리 당원들이 한마디 할 것 같다. “그래서 어쩌자고.” 여기에 대한 답은 다음 달을 기대하시라 To bo continued...... .

 

경고 : “쇼핑하실까요?”의 올바른 영어표현은 “shall we go out for shopping?"이다. 제목의 ”Shall we shopping?“은 비문이니 다른데서 사용할 경우 인간적 모멸감과 심한 왕따를 당할 위험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