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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24호) 지방의회, 정말 후지다


지방의회, 정말 후지다

 

7월 1일로 지난 선거에서 뽑힌 지방의원들이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설마 했듯이 그들이 제일 먼저 한 짓은 자리다툼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전시의회를 비롯하여 거의 모든 의회가 자리다툼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대전시의회는 다수당인 자유선진당의 5선 의원 이상태 의원이 의장으로 일찌감치 낙점되었지만, 부의장 자리를 두고 민주당 내에서 내분이 일고, 결국 민주당에서 지지하는 김인식 의원이 아닌 박종선 의원이 자유선진당의 지지를 받아 당선되는 코미디를 연출했다.

동구의회를 가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주류와 비주류로 나뉘어 의장자리를 두고 혈투를 벌이고 있는 이들의 면면을 보면 기가 막히다. 주류측은 선진당 의원 4명과 민주당 의원 3명으로 이루어져 있고, 비주류는 한나라당 의원 2명과 민주당 의원 2명, 그리고 선진당 의원 1명이다. 차라리 동수를 이루고 있는 선진당과 민주당이 대립하고 2석의 한나라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부의장 자리를 요구한다면 이해라도 하겠다. 이들은 자신의 소속정당을 대체 뭐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유권자들은 대개 정당에 대한 기호에 따라 투표를 했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그렇게 당선된 의원들은 자신이 속한 정당의 정강에는 관심이 없다. 그들의 관심은 오로지 어디가 더 표 받기 좋은가 뿐이다. 그리고 사실 그 정당들도 그걸 용납한다. 보수정당들은 지방의회를 선거 때 받는 성적표정도로만 생각하지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목표나 계획은 전혀 없다. 그러니 지방의회 무용론이 나오고 공천제 폐지 논의가 나오는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의 지방정치를 후퇴시키고 있는 것은 보수정당들의 무책임한 행태이다. 소속의원을 제대로 제어하지도, 그럴 의지도 없이 그저 선거 때 자신들이 표를 얼마나 받는지 확인하는 정도로만 지방의회를 바라보는 그들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다면 유권자가 변해서 지방정치를 업그레이드시켜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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