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비전은 토목?
염홍철 대전시장이 민선5기 약속사업을 발표했다. 우려했던 대로 후보시절부터 줄곧 주장해왔듯이 거의 모든 것이 토목사업이다. 도시철도 2호선을 비롯해서, 도안호수공원, 서남부종합스포츠타운, 첨단의료관광도시 등 예산만 해도 수조원이 소요되는 사업들이다. 그러나 과연 이런 토목사업으로 시민들의 행복도가 올라갈 지 의문이다.
특히 도시철도 2호선은 총 공사비가 3조원 가까이 되고, 이 중 대전시가 부담해야할 비용이 1조 2000억원에 달한다. 부담하지 못한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로 인해 시민들에게 제공되어야할 복지정책은 대폭 축소되어야할 것이다. 1호선 건설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10년의 건설기간 동안 많은 불편과 막대한 재정부담이 뒤따를 터인데, 현재의 행복을 저당잡히고서라도 꼭 해야하는 것인지 다시 생각해보아야할 필요가 있다. 더군다나 도시철도 외의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이미 여러 교통선진국에서 다양한 모델을 개발하여 상용화하고 있는 마당에 굳이 시민의 발을 땅 속으로만 국한하는 것은 시대에 뒤쳐진다.
그리고 이미 현 상태에서도 우수한 생태환경을 보전하고 있어 대전시의 자랑으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갑천과 월평공원 일대를 인공호수로 개발한다는 것도 황당하다. 2천억원이 넘는 막대한 보상비와 그 이상이 들어갈 건설비용도 물론 문제지만, 대전이 가지고 있는 우수한 생태자원을 모두 없애겠다는 계획이어서 위험하다. 마치 아름다운 초목을 들어내고 인공잔디를 깔겠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만약 정말로 이 공간을 시민을 위한 생태공원으로 만들고 싶다면 현재 건설중인 월평공원 관통도로를 중단하는 것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민선5기 대전시가 내놓은 비전은 모두 ‘토목’이다. 그 대전시의 비전으로 행복하게 될 것이 과연 시민인지, 아니면 건설업자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시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28호) 비상대책위원장 인사말 (0) | 2011.01.26 |
---|---|
(27호) 장애인의 자기결정능력 (0) | 2011.01.26 |
(25호) 정체성을 밝히시게 (0) | 2011.01.25 |
(24호) 지방의회, 정말 후지다 (0) | 2011.01.25 |
(23호) 잔치는 끝났다 (0) | 2011.0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