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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25호) 정체성을 밝히시게

정체성을 밝히시게

 

“선진당은 이미 수명이 다했다.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민주당으로 돌아갈 것이다.”

자유선진당이 충남지사 선거과 천안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한 직후 나온 이용희 의원(보은․영동․옥천)의 발언이다. 자유선진당은 한나라당과 보수대연합을 이야기하고 있고, 지난 노무현 정부를 친북좌파정권이었다고 맹비난하는데 왜 그런 자유선진당의 중진의원이 민주당으로 돌아간다고 했을까. 이용희 의원은 70년대 신민당 국회의원이었으며, 이후 평민당 부총재, 열린우리당 상임고문을 거쳤고, 17대 국회에서는 열린우리당 의원으로 당선되어 국회부의장까지 지냈다. 그런 그가 자유선진당으로 간 이유는 순전히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해서이다.

자유선진당에 그런 인물이 한 둘이 아니다. 유성에 이상민의원도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하여 자유선진당행을 택한 경우이고, 대덕에 김창수 의원은 그 훨씬 전에 대덕구청장 공천을 받지 못해 열린우리당을 탈당하여 자유선진당에 자리를 잡았다. 자유선진당에 열린우리당 출신 의원만 해도 6명이다. 자민련 출신과 수가 거의 비슷하다.

이런 넌센스는 비단 자유선진당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호남으로 가면 민주당에, 영남으로 가면 한나라당에 이런 모습이 보인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당선이지, 정체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들은 수도권에서 각축을 벌이면서 나름 다른 색채를 띠고 있긴 하다. 그러나 자유선진당은 그야말로 선거를 위한 공천용 정당에 불과하다. 이번 동구의회 파행 사태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이들은 선거가 끝나면 당은 별무소용이다.

이용희 의원의 말대로 선진당은 수명을 다했다. 공천을 해도 당선이 되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이상 국민들 헷갈리게 하지 말고, 자기의 정체성을 찾아 한나라당으로, 민주당으로 흩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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