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는 끝났다
없는 집 잔치 돌아오듯이 한다는 속담처럼 진보정당에게 선거는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2년마다 반복되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맞으면서 항상 돈과 사람 때문에 큰 홍역을 치루기 마련이다. 그렇게 얼렁뚱땅 잔치를 끝내고 남은 것은 피곤함뿐이다.
선거 평가는 언제나 거기서 거기다. ‘그래도 잘했다’와 ‘준비 없이 맞이한 선거였다’ 사이에서 언제나 다음을 결의하지만 늘 그 다음도 ‘그래도 잘했다’와 ‘준비 없이...’를 벗어나지 못한다.
어쨌든, 잔치는 끝났다. 시장후보 득표율 1.53%와 정당득표 1.48%의 초라한 성적만을 남기고 끝나버렸다. 우리가 준비한 잔칫상이 어땠냐는 평가를 하기에는 너무 초라한 득표였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잔칫상 준비에 참여한 당원이 얼마나 되었으며, 내부 조직화가 얼마나 잘 되었는가하는 것뿐이다. 아쉽지만, 그렇게 잔치는 끝나버렸다.
가난하다고 잔칫날이 비켜가지 않듯이, 피곤해도 다음 2년 뒤의 상차림을 우리는 준비해야한다. 없는 살림 쪼개 상차림해서 손님 맞았으니, 그것만으로 잘했다고 지금은 말할 수 있다. 하지만 2년 뒤, 혹은 4년 뒤에도 똑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더라도 그 때는 말을 건네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무안해질 것이다.
준비하자. 그래서 다음 2년 뒤의 잔치에서는, 혹은 4년 뒤의 잔치에서는 ‘그래도 잘했다’는 평가는 써 먹지 말고, ‘그래서 잘했다’로 만들어보자. 잔치가 끝난 날, 뿌듯한 마음이 피곤한 몸을 이길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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