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호) 발칙한 상상력이 발휘되는 공간 발간사를 쓰려고 해도 그 내용이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머리를 쥐어 짜 봅니다. 하지만 여전히 멍할 뿐입니다. 평소 제 모습은 그렇지 않은데 말입니다. 자판에서 손을 내려놓고 하얀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봅니다. 아하! 바로 그것입니다. 저에게 '진보세상'은 아무 것도 기록된 것이 없는 백지일 뿐입니다. 백지상태에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것은 창조적 사고를 요구합니다. 풍부한 감정을 필요로 하며 예민한 감수성도 있어야겠죠. 솔직히 고백하건데 저에게는 부족한 것들입니다. 저는 관성적 사고로 찌들어 있으며,감정도 메말라 가고 있습니다. 제가 발간사를 붙들고 쩔쩔맸던 이유가 밝혀지는 순간입니다. 이제 '진보세상'은 막힘도 없고, 방해도 없어야 하며, 못할 말도 없어야 합니다. 과거의 틀에 얽매이지 맑아야 합니.. 더보기 이전 1 ··· 385 386 387 388 38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