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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료/이 달의 시

(3호) 후두둑 - 김열 후두둑 김 열 시집을 싼 봉투가 빗방울에 젖는다 받을 사람의 주소와 이름이 금세 얼룩으로 번진다 후두둑, 오, 구름을 쓰는 빗방울! 김 열: 시인. 충남 천안 출생. 2003년 《애지》로 등단. 시집 『여수의 잠』. 더보기
(2호) 킬링필드 - 이정섭 # 1 이 유일한 기사는 무엇을 말해줄까요? 미국 폭격기가 나쁜 마을을 치고 있습니다. 정부의 마을입니다. 잔인무도한 폭격이었습니다.* # 2 점퍼는 맨발을 가리지 못한다 파안대소하는 얼굴 아래로 엄지발가락, 꼬리 잘린 이메일을 구기며 꿈틀거린다 여분의 기운이 몸밖으로 탈출해 계단을 뛰어오른다 유체이탈은 가까운 곳에서 찾아오는 달갑지 않은 손님 음흉한 낌새를 낚아챌 시간은 지금 없다 급하게 먹은 급식이 역류하는 이웃은 계단에 엎드려 한사코 예를 올린다 종교는 모든 급체의 산물이다 효험 없는 부적은 가운만 더럽힌다 어제의 몰골과 오늘의 해골이 동일하다는 것은 이미 증명되었다 배꼽에 큼지막한 낭종을 매단 개가 발바닥을 핥는다 굶기는 마찬가지 입맛만 버리지는 않을까 개의 침샘은 유체이탈을 부추긴다 지구는 멈추.. 더보기
(창간호) 타워팰리스 - 이종수 아무리 잘 만들어도 짜깁기다 콜라주에 지나지 않는다 스스로 목숨을 잇지 못하는 비이커 속의 공기방울들이여 자동제어 중앙집중식 저들만의 천당으로 가는 기차 아니 미사일이다 카운트다운을 외치며 지구를 떠날 신기루여 시인 : 이종수 - 전남 벌교 출생 - 형재 충북작가회의 회원 - 시집 『자작나무 눈처럼』(실천문학사, 2002)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