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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14호) 누가 보수를 두려워하랴

누가 보수를 두려워하랴

 

선창규 (진보신당 대전시당 위원장)

 

미디어 정국을 온몸으로 겪으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진짜 서민의 민생은 방치되거나 탄압받고 소위 조.중.동과 재벌의 민생(?)은 헌법재판소 경유를 불사할 정도로 중하고 시급한 일로 취급하는 한나라당과 친박 그리고 자유선진당 등 보수정치세력을 보며 드는 생각도 그러합니다. 황당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서글퍼지기도 하지만 한편 안심이 되기도 합니다. 한국사회의 보수의 생각과 실력이 이 정도라면 진보세력은 보다 이른 시각에 희망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안도입니다.

 

보수세력은 ‘잃어버린 10년’이라는 구호를 앞세우고 집권하였습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의 실패로 인한 민심의 이반과 근대화 세력에 대한 향수와 반북주의를 절묘하게 혼합하여 집권에 성공한 것입니다. 집권 후 그들은 실용을 내세우며 경제를 살리고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고 나섰습니다. 저들이 정말로 실용적인 생각과 정책으로 성공하여 우리사회를 보수적인 가치가 진실로 인정되는 사회로 만들어 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저들은 거기까지였습니다. 보수세력은 소위 ‘잃어버린 10년’에서 반면교사의 학습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시작부터 ‘강부자내각’을 꾸리고, ‘부자감세’를 넘어, ‘대운하’가 아닌 ‘4대강 콘크리트 호수’ 사업에 올인하며 노동자 서민의 민생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저들은 ‘조.중.동 방송’을 틀고, ‘재벌은행’을 봉헌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을 송두리째 1% 가진자들의 먹잇감으로 삼고 있습니다.

 

게다가 작년 광우병 정국을 거치면서 보수세력들은 다시 정권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빠지기 시작하다가 서거정국을 통해서 거의 악몽을 꾸는 수준까지 다다른 것 같습니다. 미디어 정국은 이처럼 조울증에 걸린 보수세력이 보여주는 또 다른 격정적인 모습에 다름 아닙니다. 소위 밑천을 드러낸 것이지요. 누구 말대로 전략도 감동도 없이 욕심만 드러내는 꼴사나운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민주당과 친노세력 등 보수-자유주의 연합의 경우는 어떠한가요? 이들은 서거정국을 통해 기사회생하여 미디어정국에서는 거대여당에 맞서 싸우는 야당의 모습으로 노동자-서민들에게 다가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수 대중은 아직도 지난 10년의 기억을 가지고 있고 그동안 민주당이 보여준 애매한 태도를 미심쩍어 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에서 신자유주의 정책 등 반성할 부분들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확실한 태도를 취하지 않으면 노동자-서민의 지지를 얻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는 최근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떨어져도 야당으로 지지가 옮겨오지 않는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진보신당은 어떠한가요? 1기 진보정당운동의 한계를 극복하고 평등, 평화, 생태, 연대의 가치를 중심으로 열린 진보를 지향한다는 선언으로 출발하여, 총선패배를 딛고 광우병정국에서의 활약과 4월 재선거에서 원내진입에 성공해 비교적 순항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문제점과 한계를 노출하고 있기도 합니다. 작년부터 단속적으로 이어지는 반MB연대의 한축을 이루기는 하나 정국을 주도하거나 과정에서 대중적 영향력을 크게 확대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노동조합운동이나 진보적 대중운동 등 대중적 지지기반도 취약하고 당 조직의 안정성이나 당원 및 지지층과의 결속력도 충분하지 못합니다. 그야말로 당원들의 의지를 빼고 나면 부족한 것투성이입니다.

 

필요는 새로운 것을 낳습니다. 중장기적인 당 발전전략을 세우고 이를 성취하기 위하여 전당적인 노력을 기울여 봅시다. 우선 노동자 서민의 민생문제를 중심으로 당 활동을 해나갑시다. 그 과정에서 확고한 대중적 지지기반을 확보해 나갑시다. 또한 내가 사는 동네에서, 내가 몸담고 있는 일터에서, 내가 참여하는 여러 모임에서 진보신당을 알려내고 함께 할 것을 권유합시다. 나로부터 보수를 극복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