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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16호) 통신비, 오호 통재라~~


통신비, 오호 통재라~~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삐삐라는 것을 얻었다. 그리고 한 달에 꼬박꼬박 만원씩을 냈는데, 그 때부터 16년간 매달 통신비라는 것을 내고 산다. 삐삐를 가지고 다닌 이후부터는 개인이동통신을 빼 놓고, 생활을 할 수 없는 통신중독자가 되어 버렸다. 딱 한번, 통신수단이 삐삐에서 핸드폰으로 옮겨갈 즈음, 삐삐도 핸드폰도 없었던 적이 있다. 그 때, 난 거의 모든 인간관계가 끊겼고, 내 의도와 상관없이 깊이 잠수 타 버린 사람이 되어 있었다.

이제 나와 아내의 핸드폰 요금, 인터넷 요금과 집전화 요금까지 가계의 통신비는 10만원을 넘어섰다. 우리는 핸드폰을 ‘오는 것만 받는’ 용도로 사용하다시피 하는 데도 그렇다. 그렇지 않으면 20만원도 훌쩍 넘을 것이다. 내 동생은 혼자서만 15만 원 정도의 핸드폰 요금을 내니 말이다. 매달 통화료는 6천원도 안 나오는데, 기본료와 가입비 분납금으로 매달 3만 원 이상씩 나오는 나의 핸드폰 요금, 뭔가 찜찜한 건 나뿐일까.

당에서 통신비 인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필요 없는 가입비를 없애고, 기본료를 반값으로, 그리고 통신비 원가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통신 주파수의 성격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이동통신사에서 할당받은 주파수는 분명 공공재인데, 그들은 그것을 이용하는 대가를 국민들에게 지불하지 않고 있다.

생각하니 열 받는다. 국가로부터 주파수를 할당받아 국민들에게 돈을 긁어모으는 이동통신사의 행태가 말이다. 프랑스에서는 핸드폰도 근거리무선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통화를 한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