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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5호) 미국발 경제위기, 어떻게 보아야 하나?


미국발 경제위기 - 어떻게 보아야 하나?

 

김 승 훈 (시당 위원장)

 

1. 신자유주의의 모순 -시장만능주의의 붕괴

온통 난리다!!! 그리고 정신없이 떠들어 댄다. 미국의 5대 투자은행중 이미 3,4,5위의 메릴린치, 리먼브라더스, 베어스턴스가 파산되었거나 매각되었고, 2위의 모건스탠리도 매각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험업계 1위의 AIG도 매각되었고 상업은행인 시티은행, BOA도 수백억 달러의 손해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미국내 1,2위 모기지 대출업체도 파산했으며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1,000여개 이상의 크고 작은 투자은행이 파산했다고 한다. 얼마 전에 파산한 리먼브라더사의 운용기금이 약 1,600억달러였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전체 투자운용규모가 1,500억달러 수준인 것을 생각해 보면 그 규모와 파장이 심각한 수준임을 바로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은 서브프라임모기지대출(비우량담보대출)의 증가와 그에 따른 부동산시장에서의 거품 붕괴에 있었다. 미국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주택담보대출 중 서브프라임에 대한 대출을 급속히 증대시키면서 (년펑균 36%증대) 주택가격을 상승시켰다. 주택을 중심으로 하는 부동산 가격은 2006년 7월에 이르러 최고의 정점을 거치면서 하락하기 시작한다. 2006년 말에 이르면서 모기지대출업체들의 파산이 시작되었고 소위 서브프라임 사태가 시작된 것이다.

우리의 경우도 이자율이 낮은 일반 상업은행(소위 시중은행)에서 프라임대출을 받는 것이 한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주택담보라고 해도 감정가격의 60%를 넘기기 힘들며 소득이 없으면 더욱 낮은 금액을 대출받게 된다. 따라서 제2금융권에서 더 비싼 이자를 주고 돈을 빌리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소위 서브프라임대출이다.

그런데 미국에서 30년씩이나 되는 서브프라임모기지대출이 갑자기 증대하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미국자본주의의 무차별적인 자본증식 속성과 그것을 뒷받침했던 금융기법, 그리고 규제 없이 자유로운 시장을 만능의 도구로 생각하는 신자유주의 철학이 기반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미국의 금융시장은 1990년대 이후 특히 1999년 제정된 금융현대화법 등에 의거 은행, 보험 투자업무 등을 통합적으로 할 수 있게 되면서 경쟁적인 합병, 인수 등을 진행하게 된다. 이 결과 투자수요도 늘어나게 되었지만 신용에 기반을 둔 파생상품을 만들어 내면서 자본의 규모도 천문학적으로 키우게 되었다. 똑같은 자본을 가지고도 회전수를 많게 함으로서 더 많은 자본을 운용하는 것으로 되는 것이다. 풍부한 유동성이 보장되는 상황에서 투자은행들은 더 이상 안전한 투자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들은 위험하지만 많은 수익을 줄 수 있는 서브프라임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이시기 미국의 투기 자본이 한국을 비롯한 해외각국에 공격적인 투자를 한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왜 서브프라임 대출업체만 파산하지 않고 투자은행, 상업은행에까지 영향을 미치는가? 그들은

그들이 대출해 준 채권을 다시 유동화 했다(이것이 바로 MBS). 그리고 다시 대출해 주고 또 다시 MBS를 발행하고.... 그 외에도 여러 가지의 신용 파생상품이 서로 얽히고 얽혀 나중에는 자신이 산 채권에 서브프라임 MBS가 포함되어 있는지도 잘 모르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채권을 발행한 은행이 파산하면 그제야 자신의 손실을 알 수 있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미국의 주요은행의 책임자나 FBR의 버냉키, 미국의 재무장관 등이 부실채권의 규모를 정확이 모른다고 하는 것은 전혀 거짓이 아니다.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미국은 그들의 세금을 공적 자금의 투입이라는 명목으로 긍융위기를 돌파하려 하고 있다.

무한한 탐욕스러움으로 인정사정없이 수익만 챙기려던 미국 자본가들은 심각한 모럴헤저드에 직면하고 있다. 효율성만을 앞세우면서 시장에서의 무한 경쟁을 말하던 그들이 손해를 보는 시점에 이르자 경제위기 운운하면서 태도를 바꾸고 있다. 자신들이 말했던 세계금융체계의 모델(선진금융기법)은 바로, 재미는 자신들이 보고 손해는 국민에게 떠맡기는 모델이었음이 드러났다. 이는 신자유유주의의 모순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2. 우리나라의 경제 - 어떻게 될 것인가?

이른바 MB노믹스의 요체는 첫째, 수출증대, 둘째, 주택(부동산)경기의 활성화 셋째, 감세를 들 수 있다. 이러한 정책을 기반으로 경제를 살려보겠다는 입장이다. 그것이 가능할까?

이미 실패하고 있다. 강만수는 임기 초 수출증대를 위해 고환율 정책을 폈다가 물가상승의 주범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저환율 정책을 펼 때는 달러가치가 상승하고 있던 시기여서 원화는 환투기꾼의 먹이감만 되고 말았다. 6개월동안 역행되는 환율정책으로 날린 돈만 15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그냥 잃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출이 증대되더라도 국내의 경기부양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실증적인 사실이다.

부동산경기를 살려보려 여러 가지 정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인한 실물경제의 위축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백약이 무효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경우도 부동산 거품의 붕괴로 부동산담보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 보인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서브프라임대출이라 할 수 있는 상호저축은행의 부실채권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과연 감세를 통해 경기가 부양될 수 있을까? 부자들은 경기와 관계없이 소비한다. 그들의 주머니는 항상적으로 채워져 있는 것이다. 감세한다고 더욱 소비할 것이라는 생각은 부자들의 성향을 잘 모르거나 아니면 부자들의 비위를 맞추려는 행위일 뿐이다. 대기업들이 여유자본이 없어서 투자를 안 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자본주의 경제는 공급과잉의 상태에 있다. 그들은 실물에 투자하기보다 금융에 투자하려는 것이다.

주요하게 시행하려는 3가지 정책은 그 정책이 지니는 구조적 성격뿐만 아니라 세계경제 상황과 맞물리면서도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될 것이다. 한마디로 경기는 더욱 침체하게 되리라는 것이다.

현 이명박 정권은 대운하 또는 유사 토건사업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많다. 자신들이 추진하려는 정책들이 내외적인 조건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고, 한계에 부딪힐 때 그들이 행할 수 있는(그들의 머릿속에 있는) 유일한 정책수단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