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네 집
이진수
그럼에도 저것이
살 만한 주거환경이라고
즐거워한다.
기껏해야
나뭇가지 몇 개와
마른 풀 몇 올이 전부인데,
그래도 좋아라고
구김살 하나 없이
환하게들 피어 있다.
공부방이 없어도
칭얼대지 않고
전봇대에 세들어 살아도
불평 한 마디 없다.
집 한 채 소유하는 일이나
무슨 一家를 이뤄보겠다는 욕심에서
끝내 자유롭지 못한
나 같은 짐승이
삶을 좀먹는 동안에도
까치네 집 식구들
제 사는 것이
언제나 고맙다고…….
이진수 《노동문학》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 『그늘을 밀어내지 않는다』. 대전충남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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