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한마당, 달집 되어 날아오르다
최초 전국 당원 오프모임 ‘만남의 광장’을 다녀와서
기고 장주영 (대의원․유성)
당원 한마당이 열리는 화양청소년수련원에 도착하기도 전부터 정신이 없었습니다. 간밤에 잠을 잘 못 이룬 탓이었지요. 설레는 마음에 그랬으리라 이해해주셔도 좋고, 저거 술 퍼 마시느라 그랬다라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진실은 어쩌면 일하느라 그랬을 수도 있는 거니까요. 중요한 건 몸은 피곤했을지언정, 마음은 즐거웠고 연신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점진 당원님께서 알뜰살뜰 준비해 오신 뒤풀이 안주용 음식 재료들을 들고 대전당원들에게 배정된 방으로 올라갔습니다. 이런, 남성당원님들 방이로군요. 일단 재료들을 날라다 두고, 여성당원들에게 배정된 방으로 가서 짐을 풀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건너방으로가 대전 당원들끼리의 시간을 가졌지요. 사실, 대전 지역 당 행사에서 처음 뵙는 분들이 이렇게 많은 건 이번 당원 한마당이 처음이었습니다. 아, 물론 늘 뵙는 분들이 반갑지 않다는 뜻은 결코 아니라는 거 아시리라 믿습니다. 다만, 이렇게 처음 뵙는 분들과 얼굴을 맞이하는 일이 어찌나 기쁜 일인지 모두 아시잖아요. 그리고 다음번에 또 뵈어 친해지기를 바라면서요. 이름표에 이름을 적어 돌리고, 간단히 소개를 하고 행사가 벌어지는 마당으로 나갔습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물건 파는 데도 슬쩍 끼어 몇 벌 팔거니 사거니 하고, 아는 분들 만나서 얼싸안고 반가워하기도 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 새 저녁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대전 지역 분들과 모여 정답게 밥을 먹고 나와 어느 새 어두워진 하늘 아래서 둥글게 둘러 앉아 노래도 한 곡씩 불러보기도 했습니다. 은근히 쑥스러워 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어쩌다보니 저는 피해갔지만 말이죠. 그렇게 별빛을 받으며 앉아 있다가, 다음 행사를 진행하러 강당으로 들어갔습니다.
진보신당 영상 감상 등과 대표님 인사에 이어, 용산참사 후원기금 조성을 위한 경매가 진행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긴 했지만, 높아져가는 경매 금액들에 조금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귀한 물품들을 구경하는 재미와 소소하고 유쾌한 해프닝들도 종종 있었고요. 사회를 보신 충남도당 분께서 워낙 재치 있는 분이셔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남은 물품들은 온라인을 통해 경매에 붙이기로 하고,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순서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당가 경연대회!!!
온라인으로 들어보긴 했어도, 무릇 라이브와 스튜디오는 다른 법! 귀를 쫑긋 세우고, 몸은 리듬에 맞추어 당가 경연대회를 즐겼습니다. 환호성도 지르고, 박수도 치고, 은근슬쩍 앉은 채 춤도 춰가면서 열심히 구경했지요. 다들 실력도 대단하셨거니와, 애정이 물씬 느껴지는 노래들이었습니다. 제가 마음에 들어 한 곡이 최우수상을 타지 못 한 건 조금 아쉬웠지만, 꼭 등수가 중요한 건 아니겠죠. 그나저나 당가 경연대회 사회를 보셨던 김종철, 이봉화 당원님. 정말 대단하셨습니다. 빤짝이 의상을 무리 없이 소화해내는 그 센스와 식은 죽 먹듯 차력을 해치우시던 그 모습을 다시 뵙고 싶군요.
순서가 모두 끝나고 풍물패를 따라 뒤뜰로 갑니다. 미리 준비되어있던 대나무들을 하나씩 들고 마당을 빙빙 돕니다. 텅 비어있던 마당이 순식간에 대나무 숲으로 변했습니다. 소리 가락에 맞추어 다들 마음에 염원 하나 품고 마당을 돌자니, 왠지 모를 신성한 기운마저 느껴지는 듯합니다. 하나씩 대나무들을 모으고 모은 뒤, 낮에 미리 모아두었던 소원들로 묶어 달집을 만들었습니다. 이윽고 달집에 불이 올랐고, 우리가 모은 소원과 염원들은 하늘로 오릅니다. 불이 힘차게 타올라 모든 걸 새로 시작할 수 있는 기운을 주기를 마음속으로 빌어봅니다. 불길에 너울거리는 소리 가락과 함께 강강수월래를 돕니다. 마음 속 응어리와 힘든 일이 모두 불길에 녹아내려 땀방울과 함께 흘러가기를 기원해봅니다. 신명 나게 뛰며 춤추다 보니 어느 새 밤이 깊었습니다.
소리 가락도 풍물 가락도 잦아들고, 활활 타오르던 불길도 이제는 사그라지기 시작합니다. 어두워질수록 맑은 하늘 아래별은 더 밝아지네요. 뒤풀이로 준비된 파전과 막걸리를 받아 들고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합니다. 대전 당원들은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숙소로 돌아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풍성한 안주거리들과 함께 말이죠. 늦게 도착하신 새로운 당원들께서도 소개를 하며 술과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안주와 사람 향기에 이끌려 들르시는 당원들도 계십니다. 서로 굽이굽이 풀어내는 이야기를 따라 밤도 굽이굽이 흘러갑니다.
간밤을 꼬박 새워 이야기를 나누고, 아침 식사를 하고 잠시 눈을 붙였습니다. 아침 일정이 조금 당겨져 예정보다 일찍 출발을 하게 되었네요.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버스에 올랐습니다. 정신없이 자다보니 대전 시청에 도착했습니다. 잠이 덜 깨 미처 작별 인사도 제대로 못 드리고 택시에 올라 집으로 돌아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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