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충남 조치원편 : 삼박자로 신명나게 춤추기
장주영 (유성 ․ 대의원)
10월 24일 – 25일 이틀 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바로 조치원에서 진보신당 여성당원 워크샵이 있었답니다. 이번 워크샵은 “지역, 여성, 정치 - 삼박자로 춤을” 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정말로 춤을 추고 왔냐구요? 하하, 중요한 건 그 곳에서 춤을 추고 안 추고가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춤을 출 것인가가 아닐까요. =)
대전에서는 저와 이점진 당원님, 이렇게 두 명이 참석하였습니다. 조치원으로 향하는 길은 가을향기를 그대로 품은 아름다운 길이었습니다. 가을걷이가 끝나가는 들판, 길가에서 하늘하늘 춤을 추는 억새, 그리고 푸른 하늘 아래 마음껏 빛나는 단풍들. 어떻게 하늘이 여성 당원 워크샵을 하는 날인 줄 알고, 그렇게 멋진 날씨를 보내줬는지 모르겠습니다. 역시 우리 여성 당원들은 하늘의 보살핌을 받고 있나 봅니다.
조수석에 앉아 (멋진 길가 경치를 보면서도) 훌륭히 인간 네비게이터 역할을 해낸 덕분인지, 무사히 목적지인 홍익대 국제연수원에 한번도 헤매지 않고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가까운 대전에서 출발했음에도 너무 늦게 도착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준비하신 분들께 죄송한 생각도 들었지만, 초행길 무사히 도착한 것으로 위안을 삼았습니다. 날이 날인지라 길이 막히는 바람에 다른 지역에서 오시는 분들도 어쩔 수 없이 늦게 오실 수 밖에 없어, 프로그램 시작 시간이 조금 늦어지기도 했습니다. 날씨가 너무 좋아도 어려운 점이 있네요. 하하.
첫 순서로는 생활정치/교육/노동으로 나누어 조별 토론을 하고 간략히 발표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는 장혜옥 선생님께서 맡으신 교육 분야에서 토론을 했는데, 문답식으로 진행한 토론 시간이 무척 즐거웠습니다. 참여자들과 서로 나눈 얘기 중에 마음 아픈 얘기도, 용기를 얻는 얘기도, 앞으로의 숙제도 있었지요. PD로 일하시다 아카데미에서 강의를 하시는 분, 공부방에 계시는 분, 대학에서 일하다 양심의 가책으로 대안 교육을 준비하시는 분,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 등 여남은 분들과의 토론을 통해 느낀 것은 내가 살아가는 곳에서 일상 생활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바꾸고 이뤄낼 수 있는 일들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한국의 교육 시스템에서 얼마나 상처받고, 상처 주며 살았고, 살아가는지를 인정하는 것부터가 변화의 시작이 아닐까요? 서로가 행복할 수 있는 지역 기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작은 발걸음. 이 작은 발걸음들이 모여 큰 행렬을 이룰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토론 순서가 끝나고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 건물 이 층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였습니다. 전남 나주에서 배 농사를 지으시는 밥풀꽃님 일행과 함께 식사를 하였는데요, 식사도 맛있었고, 함께 하신 분들 역시 멋진 분들이라 즐겁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식사 후 잠시 휴식 시간을 갖고, 고정갑희 선생님의 ‘적-녹-보라 패러다임’에 관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배부름이 가져오는 졸음을 애써뿌리치며 강의를 듣고, 요즘 진행하신다는 글로컬 액티비즘(지구-지역 행동) 네트워크 후원 서류를 작성하였습니다.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한 채, 생태와 노동 분야에서 어떻게 운동을 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모두 갖고 있나 봅니다. 우리 안에 우리도 모르게 스며들어 있는 관성들에 물들어, 새로운 시각과 행동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오늘’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드디어 머리 아픈 순서는 끝나고, 몸으로 진행하는 친교의 시간! 대전의 극단 ‘돼지꿈’(낯익으시죠? ^^)에서 활동하시는 김미정 연출가님께서 진행해주셨답니다. 책상을 치워 가운데를 비워두고, 각 모둠이 서로 둘러앉을 수 있도록 배치하여, 서로 눈을 감은 채 모이고, 헤어지고, 모이고, 헤어지는 과정을 통해 순전히 감(!)으로만 자기 모둠을 만들어 나갔지요. 그런 다음, 각자 따로 주어진 상황에 맞춰 역할극을 했답니다. 저희 모둠은 대구에서 오신 분, 서울에서 오신 분, 고양에서 오신 분, 거제에서 오신 분이 모여 ‘상큼발칙’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여성으로서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겪었던 상황을 재구성하여 역할극을 꾸몄는데요, 엄청난 호응을 얻었답니다. 다른 모둠들도 각자 주어진 상황에 알맞은 멋진 역할극들을 해주셨어요.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이렇게 공감하고 문제라고 의식하는 것들을 남성 당원들이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여성 당원들끼리만 공감해야 했다는 사실이었지요.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첫 단추로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회가 되면, 대전 지역 당원들도 한 번쯤 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
늦은 시간까지 연출가 선생님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더 즐거운 뒷풀이를 시작하였습니다. 역시나 이번 뒷풀이에서도 이점진 당원님께서 준비하신 안주가 빛을 발했습니다. 이용길 부대표님께서 지원해주신 통닭두요. 정성스레 준비해주신 먹을거리였기 때문에, 더욱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여러 가지 즐거운 기억들이 있지만, 모두 가슴 속에 묻어두고, 힘들 때 저만 살짝살짝 꺼내 볼랍니다. 부러우시면 지는 것…이 아니라 다음 워크샵 때는 함께 참석하시는 겁니다!!
뒷풀이의 여파를 끌어안은 채 다음 날 오전 일찍 있었던 강연에 들어가 술기운을 뿜어내는 건 다른 분들의 열정에 재를 뿌리는 것이라 판단하여, 대신 방해되지 않을 바깥에서 몇몇 분과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토론의 결과로 모종의 결심을 내리게 되었는데요, 곧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 어느새 첫 강연이 끝나, 윤난실 부대표님의 내년 지방선거 관련 강연과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결과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지방 선거에 관해 열정을 갖고 갖가지 질문과 토론을 하는 여성 당원들을 보며, 역시 우리 당의 미래는 여성 당원들에게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방 선거뿐만 아니라 향후 여성 사업에 대한 화두들이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수행할 시스템 역시 하루 빨리 정립을 해내야겠지요. 일단 여성들(+ 관심 있으신 남성 당원들)이 모여 공감대를 넓혀나가는 일이 가장 중요하겠구요.
1박 2일이라는 시간이 너무나 짧고 아쉬울 정도로 지나가버린 여성 당원 워크샵이었습니다. 당원들의 목마름과 열정이 강렬하게 타오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기회였구요. 다만, 조금 아쉬웠던 것은 지역에서 위원회 일 등을 맡아서 활동하시는 분들 이외에, 가장 소중하고 중요하신 ‘평당원’ 분들의 참여가 살짝 적지 않았나 하는 점이었습니다. 이거 뭐야, 무서워-. 이런 거 아니고, 정말 멋진 언니들이 모여 있는 진보신당이니, 일단 한 번 11월 25일 7시 반에 시당 사무실에서 있을 여성 당원 모임에 나와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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