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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료/이 달의 시

(7호) 만추 - 김광선

만추

 

 

김광선

 

 

이십 년을 넘게 산 아내가

빈 지갑을 펴 보이며

나 만 원만 주면 안 되냐고 한다

 

낡은 금고 얼른 열어

파란 지폐 한 장 선뜻 내주고 일일장부에

“꽃값 만 원”이라고 적었더니

 

꽃은 무슨 꽃,

아내의 귀밑에 감물이 든다.

 

 

 

* 김광선 전남 고흥 출생. 2003년 《창작과비평》으로 등단.

시집 『겨울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