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대전시당의 6. 2지방선거를 돌아보며
<기고> 선거 평가
선창규 (위원장)
첫머리에
이번 지방선거는 우리 시당으로서는 창당이후 처음으로 후보를 내고 전면적으로 대응한 선거였다. 하여 선거준비 과정부터 진행 그리고 마무리까지 부족한 것이 너무나 많은 선거였음은 분명하다. 그리고 때로는 고통스럽기도 한……. 하지만 멈출 수 없는 그리고 치러야만 하는 시험처럼 나름 최선을 다해 버텨내었다. 물론 당원들과 우리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여러모로 애써주신 모든 이들 덕택으로 무사히 선거가 끝났다. 결과는 우리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우리의 실력을 반영한 결과로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솔직하게 평가하고 반성하고 약속한 것들을 실천해나가며 새로운 진보의 발걸음을 만들어가야 한다. 아래에서는 6.2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고민했던 것들을 정리하여 보고자 한다. 대전지역에서 진보정당의 뿌리내리기와 제대로 성장하기를 위한 우리의 실천에 일조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우리의 상황(1) - 주체적인 준비정도
우리는 2008년 3월 민주노동당 탈당파가 중심이 되어 창당하면서 바로 치른 18대 총선에는 역부족을 자인하며 후보를 내지 못하였다. 이후 지.못.미 그리고 촛불집회의 과정에서 당원이 늘어나고 사회당 그룹의 합류 이후 비교적 안정적인 당 운영이 이루어지면서 지역에서의 활동도 본격화하였다. 2009년 이후 2기 집행부가 들어서고 1)지역 당협 건설과 2)민생중심의 당 활동 3)지역정치활동의 활성화를 중심으로 하면서 6.2지방선거를 준비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그 진행과정은 더디고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서구, 유성구, 대덕구에서 당협 준비위가 꾸려졌지만, 모임조차 정례화 하지 못한 상태에서, 후보도 제대로 준비되지 못한채 2010년을 맞게 되었다.(단지 연말 세액공제로 약간의 자금을 마련하였다) 당연히 당활동이나 후보의 지역 활동에 기반을 둔 선거준비를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여 어떻게 하면 당협별로 한명씩의 향후 지역에서 활동할 풀뿌리 정치인을 발굴하고 선거에 출마시켜 이후 활동을 담보할 수 있도록 하자고 생각하였다.
한편으로 중앙당 차원에서는 09년 8월경 시도당 위원장 수련회에서 당의 인지도를 높여 지지도를 제고하기 위하여 광역단체장 전지역 출마를 결의하였고 지역별로 속속 후보를 결정하였지만 우리는 2월경에야 후보를 정하고 절차에 착수하였다. 이후 과정에서도 지방선거 방침을 정하는 대의원대회에서 후보방침이 부결되어 다시 대회를 여는 등 곡절을 겪었다.
한마디로 제대로 준비되지 못한 선거였다. 하여 더욱 미래를 준비하는 선거로 치르고자 노력하였다. 가능하면 후보도 젊은 후보, 생활정치에 강한 후보를 내세우고자 하였다. 정책, 공약을 준비하면서도 향후 10-20년을 두고 진보정치세력이 나아갈 방향에 기초하여 대전의 미래를 이야기 하고자 시도하였다. 또한 이후 당조직의 활동에 짐이 되지 않는 선거(빚 안지는 선거, 후보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는 선거)가 되도록 노력하였고, 당원들의 참여와 협조로 이를 실현할 수 있었던 점은 무엇보다 기쁜 일이다.
우리의 상황(2) - 우리를 둘러싼 조건
MB정부 들어와서 나타나는 민주주의의 퇴행과 노동자, 민중에 대한 탄압은 지속되어 왔다. 이에 대한 대응의 과정에서 야당 연대의 경우가 많아지고 노전대통령 서거이후는 거의 모든 사안에서 공동대응을 하게 되었다. 특히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이전과 다르게 노동문제/ 장애인등 소수자문제까지) 더 자주……. 이는 필연적으로 반MB연합에 대한 요구를 확대하고 나아가 선거에서의 공동대응의 요구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중앙차원에서 진행된 소위 5+4회의와 궤를 같이하여 지역차원에서는 야5당 선거연합을 논의하는 테이블을 구성하고 회담 일정과 진행 방향에 대한 합의하였다. 이후 5+4회의가 파산하고 우리 시당은 ‘묻지마식 선거연합’를 거부하고 어렵지만 독자적인 선거 대응을 준비하여 진행하였다. (야5당 선거연대의 논의는 가치나 정책에 대한 논의나 합의를 도외시하고 오로지 후보단일화만을 논의하는데 머물렀고, 후보 단일화도 단체장은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고 시의원후보만 일부 양보하는 것으로 민주당을 제외한 나머지 야당에는 실질적인 효과가 없는 연대라 판단하였다. 만일 구의원-3인선거구에서 후보단일화하고 민주당이 일정한 양보를 하였다면 고민이 되었을 것임)
한편 민주노조운동과 진보정당간의 진보진영 선거연합에 대한 논의는 애초부터 잘 진행되지 못하였다. 우리가 먼저 제기한 진보진영 선거연합은 민주노동당의 선택이 시종일관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에 치중하여 논의도 제대로 되지 못하였다. 3월경에 민주노총 지역본부의 제안형식으로 시도하였던 진보진영 공동선거의 시도도 마찬가지였다. 하여 지역노동정치 복원의 과제를 또다시 뒤로 미루는 결과였고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충남이나 충북과도 달리 민주노동당 대전시당의 선택은 일관되게 민주당과의 후보단일화였다.)
민주노총의 경우 이번 선거를 경과하면서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지지 방침은 무력화되고 진보정치 대단결의 원칙하에 여러 진보정당과 후보에 대한 보다 열린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민주노총 중집의 무원칙한 방침은 이를 혼란스럽게 하였고, 나아가 보수정당의 후보에 대한 무원칙한 지지표명까지 나아가는 지역도 나타났다. (우리지역의 경우 지역본부 집행부의 노력으로 그나마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점은 다행이다)
선거를 치르며 드는 몇 가지 생각들
우리도 대중정당으로서 각종 선거에 나가야 한다. 선거 끝나고 나면 매번 드는 생각이지만 정말 선거는 미리 준비하는 자만이 승리 할 수 있는 게임이다. 우리는 당원이 주인인 진보정당으로서 당연히 당 조직이 중심이 되어 후보도 세워내고 지역사업도 함께 하면서 지역의 노동자-서민 삶을 보듬어 지지를 얻어가야 한다. 이를 위한 몇가지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먼저 민생 중심, 생활 정치를 지역 거점으로부터 시작하자.
이번 선거 과정에서 우리에게 가장 우호적이었던 분들이 바로 우리가 그동안 함께 해왔던 노동조합 간부들이나 재개발지역 주민들, 장애인단체 관계자들 아니었던가? 민생중심-생활정치를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벌여나갈 거점을 세워내자. 먼저 ‘민중의 집’ 운동에 대해 연구하고 준비해보면 어떨까? 이런 운동을 이끌어갈 일꾼을 키워내는 ‘지역조직가육성’ 프로그램을 당에 도입하면 어떨까?
비정규노동 중심의 노동정치를 새롭게 시작하자.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우리 지역의 노동정치의 복원과 혁신의 과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지난 10여년간의 유성지역 노동정치의 성과를 새롭게 복원해내야 하고, 주체를 새롭게 세워내야 한다. 비정규노동자, 영세 중소사업장 노동자, 사회서비스 노동자, 청년노동자 등 불안정노동에 종사하는 노동자계급의 일자리, 주택, 교육, 의료 등에 대한 전반적인 정책을 점검하고 이를 정치적 요구로 조직하여 함께 싸우는 운동을 조직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노동사업팀(혹은 노동위원회)를 꾸려보자. 함께 실태조사도 하고 함께 연대하여 새로운 노동정치를 시도해 보자.
지역 의제에 대한 정책적, 정치적 대응력을 높이자.
선거를 치르면서 새삼 우리가 지역에 대해 아직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슈는 알지만 그에 대한 구체적인 부분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 지역의 의제인 도시개발-재개발 문제, 교통문제(지하철), 공공의료실태, 생태도시문제 등 구체적인 의제에 대한 지속적인 정책적 점검과 그에 기초한 정치적 대응을 시도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정책에 대한 상시적인 논의와 공부를 이끌 단위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당원들과 여러 정책에 대한 공부도 함께 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사안별로 정책 논평도 내고…….
마치며
누군가 "진보신당은 지난 10여년의 진보정당운동의 반성문이다." 라고 말했다. 우리는 선거 시기 실천으로 또 한 줄의 반성문을 써내려간 것이다. 이후로 계속될 반성문은 마침내 이 땅 민중들의 심금을 울리고 공감을 얻어낼 만큼 진정어린 모습이어야 한다. 보다 책임 있게 진보정치의 발전을 위해, 노동자 서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한걸음 더 내딛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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