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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6호) 진보진영의 통합이 우선이다. <김승훈>

진보진영의 통합이 우선이다.

김승훈 (진보신당 대전시당 지도위원)

1. 가치와 현실의 조건

지금 논의되고 있는 소위 독자파/ 통합파의 논쟁은 그 내용으로 가치와 현실의 조건을 어떻게 담을 것인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진보의 가치를 보다 원칙적이고 강고하게 지향해야 한다는 입장이 독자파라면 현실의 조건을 보다 앞세우는 쪽이 통합파라 보여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지금 이시기에만 특별하게 제기되었던 것은 아니었다. 우리나라에만 있었던 일도 아니었다. 논의의 수준이나 주체는 조금씩 달리 할지라도 내용상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아마도 앞으로도 계속 논쟁될 것이며 진보진영이 이합집산을 계속하게 될 원인이 되기도 할 문제이다. 이 문제는 논쟁이 되는 시기의 객관적 정세와 주체의 역량과 밀접하게 관련될 수 밖에 없는 문제이며 결국 선택의 문제로 귀결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2. 주체적 역량의 문제

위의 문제에 대해 우리는 오랫동안 소모적 논쟁을 해왔었다. 나는 우리의 논쟁이 생산적이지 못했던 가장 큰 원인으로 ‘활동가들만의 논쟁’으로 이루어져 왔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활동가들만의 논쟁은, 실천이 담보되지 못한 논쟁, 대중적 검증이 이루어지 못한 논쟁으로 상대에 대한 굴복, 또는 차이점의 극대화만을 추구하게 했다. 이러한 현상이 오랫동안 계속되었던 것은 우리들의 당 활동이 잘못된 길을 걸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것은 바로 노동자 민중의 정치세력화 실패에 기인한다. 계급의식으로 무장된 노동자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정치의식을 가진 민중들을 당원으로 확보하려는 노력을 조직적이고 의도적으로 했어야 했다. 우리들이 말하는 비정규직으로 침투하고, 조직하고 그리고 투쟁하고... 우리들의 일상적 삶 속에서 일반 대중과 교류하고 조직하고 등등...

우리의 역량은 대중 속에 뿌리박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객관적 정세가 주어진다 해도 현재 우리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듯 하다.

3. 노동자 민중의 정치세력화

나는 앞에서 우리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노동자, 민중의 정치세력화를 거론한 바 있다.

도대체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는 무엇인가? 나는 당의 올바른 운영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적이 있다. 과거 민주노동당 시절의 활동 당시에는 분회 활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매진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었다. 그 다음에 생각한 것은 중간 당원의 확보였다. 정파에 속하지 않지만 자신의 부문이나 생활속에서 영향력있는 그리고 상식적인 수준의 정치의식을 가지는 활동적인 당원들이 많으면 되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오랜 생각 끝에 그것은 바로 우리들이 말하는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와 맞닿은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 이야기하는 노동자 정치세력화라는 말이 노동자를 계급의식으로 무장시키고 조직하는 것으로만 의미하는 것은 이미 아닐 것이다.

이 시대의 민중들은 조직적으로 뭉치기 보다 개별적으로 흩어지는 데 훨씬 익숙하다. 동지와도 협력하기보다 경쟁하는 일에 익숙하다. 힘없고 돈없는 사람보다 반대의 사람과 어울리기를 선호한다. 이러한 현실이 한편으로는 거대한 자본과 권력의 치밀한 통제의 결과라고 하더라도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진보진영의 능력 부족이 결과한 것이기도 하다.


4. 진보진영의 통합이 우선이다.

지금은 주체역량의 증대를 위해 질보다 양이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양한 방법으로 민중의 정치세력화를 실현해야 한다. 활동가들은 민중의 정치세력화를 실현하려는 활동속에서 대중적으로 검증받아야 한다.

양을 키우기 위해 정치 권력도 확보해야 한다. 내년에 있을 총선과 대선은 우리에게도 불리한 선거만은 아니다. 선거연합을 통한 새로운 정치지형을 생각해 볼 수 있으며 다수의 국회의원 당선에 의한 진보세력의 양적 증대는 우리들이 디딜 수 있는 현실적 기반을 보다 폭넓게 만들 것이다.

진보진영의 통합은 대중적으로 요구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