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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7호) 씨를 잘 뿌리는 사람 [오재진]

씨를 잘 뿌리는 사람

오재진 전 대댁당협 준비위원장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씨를 뿌리는데 어떤 것은 길바닥에 떨어져서 발에 밟히기도 하고 하늘의 새가 쪼아 먹기도 하였다. 어떤 것은 바위에 떨어져서 싹이 나기는 하였지만 바닥에 습기가 없어 말라버렸다. 또 어떤 것은 가시덤불 속에 떨어졌는데 가시나무들이 함께 자라서 숨이 막혀 버렸다. 그러나 어떤 것은 좋은 땅에 떨어져서 잘 자라나 백배나 되는 열매를 맺었다.
(루가8:5-8)


대한민국에서 양심적이고 진보정당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는 않은 일입니다. 워낙 편가르기가 심하여 순수한 모양만 간직하고 싶어도 주변에서 가만히 놔두질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다만 자신 스스로의 양심에 따라 가치관에 따라 철학과 비젼에 따라 자신의 모습을 견지하는 것만으로도 저는 매우 의미있는 삶이라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10여년전 성공회 나눔의집에서 비전향장기수 선생님 두분을 모시고 있을 때 35년이상 0.7평 감옥에서 생활을 하였다가 출소한 두분의 활동을 곁에서 보고 듣고 멀리있는 또다른 선생님들이 찾아오실때도 곁에 가만히 앉아 이야기를 듣곤 하였습니다. 판문점을 통하여 북으로 가시기 전날 한 선생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 저녘하늘을 보라! 보름달이 떠 있지 않느냐. 앞으로 만나지는 못하지만 보름달을 서로 쳐다보며 남에서 북에서 반가운 모습 건강한 모습으로 한달에 한번씩 만나자” 라구요. 저의 가슴에 온몸에 울리는 진동을 크게 가슴속에 지금도 생생히 남아있습니다. 하늘 아래 땅 위에 변하지 않는 것이 무엇하나 있으랴마는 그 어느것보다 사상은 잘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진보신당이 이제 제자리를 잡아가기 위한 진통이 시작된 원인은 몇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인데, 1.진보신당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위기론이 가장 크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거나 2.진보신당은 계급적 토대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기대론으로 남한사회 평등사상을 가장 많이 실현해 나가는 민주노총의지지 없이는 남한의 변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과 3.진보신당은 이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지 3년도 되지 않은 상태이며 충분히 커나갈 수 있다는 낙관론의 입장이 크게 대별되고 있으며, 저는 3번째의 입장을 견지하고자 합니다.

1. 진보신당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위기론은 아니다

2000년도에 창당한 민주노동당의 창당주체로서 시당운영위원과 중앙위원, 지구당 위원장으로 활동을 7년여동안 활동해온 경험으로 보아 분당과정은 활동가군들이 주요하게 패권과 종북논쟁을 촉발시키면서 이념을 바탕으로한 비민주적 조직운영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면서 나뉘어지는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봅니다. 당시에는 절박함은 충분히 있었으나 조금은 조급하였지 않나 생각을 돌아보게도 됩니다. 아직도 분당과정에서 정치적결사체인 정당활동에 결합을 하고 있지 못하는 분들이 발생을 하게 된 점은 남한사회 전체운동의 유실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물론 현재의 진보신당 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음은 누구나 다 알고있는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래도 겨우 겨우 만들어낸 진보신당의 3.14%는 우리모두의 땀과 피의 결실물입니다. 현행의 정치가 명망가 중심의 당운영의 틀을 저는 바꿔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갈 사람은 갈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굳이 잡고 싶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나가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까지 선동하여 나가는 것은 막아야 하겠습니다.

현재의 진보신당 만으로의 힘이 안되기에 정책공조나 선거연합의 입장을 견지해 나가면서 진보신당(정당법에 의한 내년 4월 총선시 결과에 따른 득표미달로 인하여 당해산이나 당명은 바뀔 수도 있음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음)의 연대의 틀을 더욱 확고히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당대당으로 만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지금 추진되는 당통합론은 아직은 도로민노당이라는 불명예를 벗어날 수가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진보의합창 또한 저는 어렵다고 진단을 합니다. 민주노총 내의 자기혁신이 필요할 때입니다. 힘을 키우시기를 저 또한 간절히 바랍니다.

2. 진보신당은 계급적 토대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기대론으로 남한사회 평등사상을 가장 많이 실현해 나가는 민주노총의지지 없이는 남한의 변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 다는 아니다.

1998년 군 제대후 대전지역에서 파업사업장이 우수죽순격으로 터져나오면서 노동현장에 일명 공작대로 투입되면서 전노협과 민주노총으 건설과정과 성장과정을 가까이서 직접 경험도 하면서 느껴온 바는 민주노총은 남한사회 변혁역량의 총집결체라고 저는 보아왔고 틀림이 없다고 보여집니다.

허나 지금은 이것이 다가 아님이 드러나고 있고 조직이기주의나 정규직의 건강하지 못한 공동선에 못미치는 다양한 행태들이 이미 부각되기 시작하였고 과연 남한사회 력명세력의 주요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저 또한 들기 시작합니다. 아직은 명백한 혁명세력이기는 하지만 유일하지은 않다고 저의 눈에 보여지기 시작을 하는 것을 굳이 감추고 싶지 않습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민주노총을 빼고 갈것이냐? 저에게 이런 협박은 하지 않았으면 참 좋겠습니다. 민주노총의 자기혁신의 과정을 조직적으로 받침하는 과정으로 그 말을 한 동지가 실천하시고 투쟁의 현장에서 자주 뵐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비정규직과 관련한 실천적인 형태의 새로운 노동운동의 진지를 구축해야 한다고 보여집니다. 현재 당차원의 비정규직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과 재정적 투여의 방향은 맞다고 봅니다. 그리가야 할것입니다.

3. 진보신당은 이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지 3년도 되지 않은 상태이며 충분히 커나갈 수 있다는 낙관론은 유효하다.

최근의 당게시판에 올라온 제안문중 <녹색신좌파당을 건설하자>는 새로운 진보신당의 이념적 가치를 보다 분명히 하고 조직적 토대를 지역으로부터 구축하고, 새로운 대중적 지도자그룹을 형성하고 중간지도력을 비정규직운동으로부터 새롭게 출발하여 형성해 내고, ‘민중의집’을 지역주민사업을 구축하여 들어갈 수 있는 토대를 굳건히 세워내는 작업을 통하여 새로운 평등세상을 만들기 위한 전방위적 실천활동을 전개해 나간다면 진보신당은 노동자계급과 더불어 지역주민들로부터 지지받고 엄호받아 명실상부한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부쩍 자라날 수 있을 것이라 저는 확신을 합니다.

이 길에 그동안 진보신당을 사랑하고 지켜오신 동지들과 함께 어깨를 걸고 여럿이함께 당당히 걸어가고 싶습니다. 동지의 손을 내밀어 주십시오, 제가 잡겠습니다. 함께 가요~

동지들! 함께 있어줘서 고마워요, 사랑해요~

201.7.27 으능정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