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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7호) 노동자중심의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건설에 함께 합시다 [박종갑]

노동자중심의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건설에 함께 합시다.

박종갑 민주노총대전본부 비정규사업국장


“통합파라면서요?” 

 
며칠전 대전지역 투쟁사업장 연대주점에서 받은 질문이다.
“나는 ‘민주노총파’인데 동지는 무슨 파요 ‘독자파’인가보죠?”
“저는 ‘진보신당파’입니다.”



레디앙의 정상근 기자식 분류법에 의하면 진보신당내에는 ‘녹색신좌파’‘새노추’‘진보대통합파’‘야권단일정당파’가 있단다. 이 분류법에 따르면 아마도 나는 ‘진보대통합파’로 분류되고 나에게 질문을 한 동지는 위와 같은 분류에 들어가지 않는 소통합도 대통합도 싫은 ‘지금 이대로’를 주장하는 ‘진짜’ ‘독자파’인 것 같다.

사실상 이런 분류법으로 따지면 소위 독자파는 아마도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독자파’로 불리는 동지들 중 상당수는 ‘녹색신좌파’‘새노추’로 분류되고 이들은 ‘사회당+@’ 등과의 ‘소통합’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당내 대다수의 흐름은 ‘진보신당’의 현상 유지보다는 다른 진보세력과의 ‘통합’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도로 민주노동당’과 ‘도로 사회당’을 걱정하지만 ‘통합이 대세’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나는 민주노총대전본부에서 비정규사업국장으로 일하고 있는데 최근 또하나의 감투를 쓰게 되었다. ‘진보정치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민주노총대전본부 추진위원회’의 조직팀장이다. 나뿐만아니라 우리 당원 중 이성우 동지가 추진위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장영대, 최동철 동지가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실 내가 통합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은 것은 채 두 달이 안 된다. 그 전까지만 해도 특별히 관심도 없었을 뿐더러 통합에도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입장의 변화과정에서 주변의 동지들과 충분한 의견나눔도 없었기에 돌출적으로 느끼는 동지들도 있다. 추진위 조직팀장으로서 ‘현장순회간담회’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니까 “왜 그러냐?”고 자꾸 묻는다. 새로운 이야기도 아니지만 이에 대한 답을 하고자 길게 중언부언했다.

나는 아주 절실한 마음으로 ‘노동자 중심의 새로운 진보대통합 정당’을 건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숫자로 목표치 세우는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500명의 추진위원을 모집하고 새로운 진보정당이 만들어지면 대전에서 5,000명의 조합원을 당원으로 조직’하자는 사업목표와 계획안을 제출하고 달려가고 있다.

나는 민주노총이 ‘남성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운동을 극복하지 못하면 민주노총과 노동운동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생각속에 ‘비정규노동자’‘불안정노동자’를 조직하기 위한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불안정노동자의 다수를 점하고 있는 여성노동자, 청년노동자 등을 노동운동의 새로운 주체로 세우고자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비정규노동자 조직화에 대한 최근의 경험은 최소 10여년 이상은 집중해야 어떤 성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판단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국면’이 지속된다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렵다는게 내 생각이다. 즉 노동운동과 진보정당 운동의 새로운 주체형성이라는 중대한 과제가 표류하고 장석준 동지의 표현대로 ‘Again 민주노총 의존정당’조차 쉽지 않을 것이다. 현재와 같은 복수노조 체제하에서 민주노총조차도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비정규노동자의 조직화는 현재와 같은 ‘법제도’하에서 의미있는 진전을 이루기가 매우 어렵다. 투쟁으로 돌파하자는 주장이 현장에서는 공허할 때가 더 많다. 법과 제도의 바꾸고 정치적 사회적 힘을 모아내서 자본을 압박해야 하며 통속적이기는 하지만 이를 위해 2012년 총선에서 진보진영의 괄목한 성과를 내야한다. 물론 법이 바뀐다고 조직화가 저절로 이루어지진 않겠지만 중요한 변곡점을 만들 수 있을거라 확신한다.

또하나 우리는 ‘남성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와 조합원들을 포기(?)해야 하는 걸까? 97년 정리해고제가 도입되고 비정규직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며 사실상 노동조합을 중심으로한 공동체는 붕괴되었고 이 노동자들이 조합원들이 실리주의와 소비주의에 포위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결과로 계급적 연대는 소실되었으며 1박2일식의 ‘나만 아니면 되!’를 외치고 있다. 그렇다 해서 이들을 버려야하는 것일까? ‘87년체제 좌파’와 단절하고 ‘21세기 신좌파 정당’을 만들자하는데 공감하는바가 크다. 그러나 우리가 ‘남성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신좌파’의 가치를 한번이라도 설파해봤는지 되돌아봤으면 한다.

나는 ‘불안정노동자’를 조직화하고 새로운 노동운동과 진보정당의 주체로 세우기위해서 ‘남성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남성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신좌파’의 가치를 알리고 그들과 함께 ‘민중의집’운동을 전개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를 조직하자. 그럴려면 민주노총과 함께 통합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나는 판단했다. 나는 내가 항상 존경해 마지않는 장석준 동지나 오재진 동지가 통합정당내에서 새롭게 대거 입당할 노동자들과 함께 ‘신좌파’의 가치를 실현하고 ‘녹색’과 ‘노동사회’로의 전환을 꿈꾸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다.

또한 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2차협상에서 진보신당이 민주노동당하고만 각을 세우고 협상하지 말고 민주노총과도 협상하고 많은걸 요구했으면 한다. 민주노총이 통합정당에서 어떤 역할을 어떻게 수행할지, 지역운동을 위해 민주노총은 최소한 이런이런 것을 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요구해야하지 않을까 한다. 왜냐하면 현재의 통합은 양당중심의 통합이 아니고 민주노총이 ‘제2의 노동자정치세력화’를 하겠다는 ‘노동자 중심의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을 건설하겠다는 서원으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민주노총은 중단되고 파탄난 노동자정치세력화의 문제를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입장과 무관하게 더 이상 유보적인 태도를 갖기 어려운 상태에 놓여있다. 그리고 이미 대장정의 배는 띄어졌다. 이제 노동자민중과 비정규노동자들의 가슴 절절한 요구를 현실속에서 받아 안아야 한다. 동지들! 노동자중심의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건설에 함께 합시다. (2011.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