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료/이 달의 시

(4호) 혁명의 낌새 - 김병호


혁명의 낌새

 

김병호

 

하나의 유령이 마을을 떠돌고 있다. 들판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새벽이 깊음 위에 있고 물안개가 수면에 운행하니 이 위에서 각각의 생존투쟁은 엔트로피와의 투쟁이다. 생은 생이고 죽음은 주검일 뿐, 죽은 자들에게 고향은 없다. 이제 진정한 철학적 문제는 단 하나뿐이며 그것은 바로 ‘끓는점’에 관한 것이다.

 

생명의 모든 행위는 흩어짐에서 시작한다. 그러하니 잠에서 쫓겨난 이여, 침을 뱉어라. 이번 생이 내 마지막 생일지라도.

 

 

* 이곳에 떠다니는 모든 문장은 원전이 있다.

 

 

 

 

김병호: 시인. 1998년 《작가세계》로 등단. 시집 『과속방지턱을 베고 눕다』. 대전충남작가회의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