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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동정

(7호) 오지랖 대마왕 송이석호 당원

오지랖 대마왕 송이석호 당원을 찾아서

 

추워진 날씨에 집 밖으로 나갈 용기가 자꾸 사라지는... 이제 드디어 동면에 들어갈 계절이 돌아왔다. 그러나 동면에 들어가기 전 해결해야 되는 과제가 있었으니, 송이석호 당원을 인터뷰 하는 일. 이제 더 이상 미루면 마감을 맞출 수 없는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신탄진에 위치한 그의 가게를 찾았다.

건강匠人, 신탄진 사거리를 지나 정녕 대전에 북쪽 끝에 위치한 그의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그보다 먼저 나를 맞는 건 산더미처럼 쌓인 칡뿌리들이다. 지금 막 칡을 캐고 들어오는 길이라고 칡뿌리들 사이로 길을 내주며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이는 털보 아저씨가 이번호 당원 탐방의 주인공 송이석호 당원이다.

송이석호 당원은 생칡즙을 비롯한 과즙을 만드는 업체인 건강장인을 운영하고 있다.

 

“ 원래는 부모님이 오랫동안 해 오신 일이었어요. 저도 제가 이 일을 하게 될 거라고는 잘 생각하지 못했었죠.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를 다니기도 했고, 사회단체 상근을 하기도 했고 민주노총 충북본부에서 일을 하기도 했었죠. 그러고 보니 참 많은 일을 해 봤던 거 같네요. 지금의 이 일을 시작한건 5년 전쯤 부모님의 부탁으로 시작하게 됐는데 해보니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작년까지는 부모님과 함께 운영하다가 올해 처음 제 브랜드 ‘참 좋은 칡’을 출시했어요.”

그의 얘기를 듣다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 왜 별명이 오지랖 대마왕이예요

“글쎄요...”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나서서 해결해야 마음이 놓이는 그의 별명은 오지랖 대마왕이란다. 그를 오래 알아왔다는 어떤 당원은 그가 그 정성을 일에 쏟았으면 진즉에 큰돈을 벌었을 것이라 단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글쎄요’ 이후에 한참을 눈을 껌뻑 거린 후에야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라는 답을 내놓았다.

 

“ 사람을 좋아해요. 하고 싶은 일도 참 많고요. 그러다 보니 참여하고 있는 모임도 많고, 챙기고 싶은 사람들도 많고 뭐 그렇죠. 누가 지나가는 말로 부탁을 하더라도 되도록 도우려고 애써요,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좋은 일이죠. 그게 뭐 특별한 거 같지는 않은데... ”

“제가 하고 싶은 일들도 뭐 그리 특별한 게 아니에요. 선후배들, 친구들, 다들 살기 바쁘잖아요. 서로 연락들도 잘 못하고, 시간이 지나면 더 어색해져서 점점 멀어지게 되잖아요. 전 그 사이에서 연결점이 되고 싶어요. 그냥 조금씩 주위 사람들의 소식을 전하면서 사는 거죠. 그리고 나중에 조금 더 여유가 되면 좋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 당에서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시다면

“지금은 시간적으로 여건이 어렵지만 노래모임을 하고 싶어요. 노래를 잘 하진 못하지만 대학 때 노래패였어요. 나중에 여유가 좀 생기면 노래모임을 하고 싶은데 노래가 안 되면 악기 나르기도 잘 할 수 있어요”

 

- 당에 바라는 점은

“경제가 어렵다는 걸 가장 먼저 느끼게 되는 사람들이 저와 같은 영세 자영업자들이예요. 그런데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한 정책은 거의 없죠. 저는 진보신당이 정규직 노동자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나 저와 같은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한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민생을 생각하는 정당이라는 말 뿐만이 아니라 정책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

 

해가 짧아진 탓일까 벌써 날이 어둑어둑해졌다.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는 동안 그는 다시 일을 시작했다. 저녁에 그가 총무를 맡고 있는 초등학교 동창회 송년회에 가기 위해서는 빨리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그의 손놀림이 빨라진다.

그를 만나고 나니 오지랖이 그리 나쁜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사람을 좋아하는 착한 마음을 가진 털보 아저씨의 오지랖이 언젠가 주위에 큰 힘이 될 거라는 믿음도 생긴다.

참, 12월 첫째 주 동생 결혼식에 맞춰 오랫동안 길러온 수염을 깍을 예정이라 앞으로는 좀 더 젊어진 오지랖 대마왕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그는 마지막 소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