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 2008 촛불의 기록
남가현(대덕구 당원)
새해가 밝았지만 세상은 여전히 시끄럽다.
세계적인 경제위기는 각국에서 쏟아놓는 경기부양책에도 끝을 보이지 않고 있고, 세계인의 반대와 각국의 중재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멈추고 있지 않다. 국회 점거를 풀었다고는 해도 여야간의 갈등은 여전하고, 우리의 삶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우울한 나날이다.
본래 이번호를 위해 얼마 전 저자의 동의없이 수정이 가능하다고 판결이 난 그 유명한 금성출판사의 근현대사 교과서를 한 번 읽어보자고 하려던 참이었는데 그러던 중 인터넷 경제논객이라 불리던 미네르바가 검거, 구속되었다. 한 인터넷 경제논객의 글 때문에 20억달러의 외환보유고가 감소하게 되었다는데 뭐.... 그렇다. 이참에 인터넷에 재갈을 물려버리겠다고 잔뜩 벼르고 덤비는 모양이다. 자유로운 소통의 공간들이 잠식되어간다. 갑갑하다. 이제 태교를 위해서라도 뉴스와 신문을 끊어야겠다고 생각하던 참에 이 책의 광고를 만났다.
2008년 봄.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자발적으로 손에 손에 촛불을 켜들고 광장을 메웠던 눈물겨운 사람들의 가슴떨림, 감동이 다시 전해져 왔다. 일 년도 채 지나지 않은 그 때가 너무 오래전의 일처럼 왠지 아득하게만 느껴졌다.
10개로 매듭지어진 각각의 국면에는 '전조'·'폭발'·'진화'·'역진'처럼 정세적 특징을 집약한 표제어가 붙어 있고 한겨례 사진부의 생생한 사진들이 뭉클했던 그 날들을 전하며 마음 한 구석에 불을 지폈다. 한 장 한 장의 사진에 가슴이 따뜻해진다.
그래. 언제 자본과 권력이 너그러웠던 날들이 있었던가. 르페브르는 공간을 생산하고, 확장학고, 폐쇄시키는 이중적 운동 속에서 지배적 사회관계의 재생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그들의 변함없는 속성이라고 했었다. 그들은 결코 우리의 광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에 저항해 다양한 방식으로 저항하고 공간을 지키고 바꾸어나가는 것 역시 변함없는 민중의 힘이 아니던가. 다양한 광장에서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니, 결코 끝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마침내 빛이 이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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