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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7호) 이주노동자, 그 사람같지 않은 노동자들

이주노동자, 그 사람 같지 않은 노동자들

 

서민식 (서구당원, 대전이주노동자연대 대표)

 

왜 이주노동자라고 하느냐... 국적, 성별, 피부색 등과 상관없이 다른 곳에서 옮겨온 노동자라는 뜻입니다. 외국인노동자라고 하면, 하긴 노동자라는 말도 잘 쓰지 않지만, 방송을 보면 외국인근로자 이딴 식으로 말하던데, 하여간, 외국인이라 하면 다른 나라라는 국적을 미리 규정하는 거 아닙니까? 노동자는 하나인데, 전 세계 노동자가 하나인데 국적으로 구분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주노동자들 대부분이 휴일 없이 일을 합니다. 요즘은 워낙 경기가 좋지 않은 탓에 일거리가 없어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불과 일이 년 전만 하더라도 한 달에 이틀을 쉬지 않는 이주노동자들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강도 높은 노동을 합니다. 토요일이나 연휴, 이런 거 거의 없습니다.

숙소가 좋을 리 있겠습니까? 눈 뜨고 씻고 나가서 밤에 들어와 씻고 자는 곳인데... 컨테이너 박스에서 지내는 동무들도 많습니다. 맞습니다. 건설 현장에 가보면 한국 노동자들도 그렇게 지냅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삼 년, 오 년을 내내 그렇게 지내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렇게 비교하시면 안 됩니다.

저임금 맞습니다. 물론 한 달에 백만 원은 넘게 받습니다. 임금 부분도 마찬가지인데, 어떤 이주노동자가 백오십만 원을 받는다고 하면 그 동무는 한국 노동자들 이백만 원 받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예, 일면 당연합니다. 같은 돈 주고 같은 일 시키려면 이주노동자를 쓰겠습니까? 한국 노동자들끼리도 같은 일을 시키면서 돈을 절반밖에 주지 않는데.

가장 심각한 문제는 사람 취급을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사례야... 널리고 널렸습니다. 다만. 이 점은 분명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 사람끼리도, 주인은 종이 종노릇 할 때만 인자합니다. 거기서 조금만 더 나아가도, 요즘 말로 “인간답게 살고 싶다” 뭐 이렇게 나오면 바로 무자비해집니다. 하물며 이주노동자야... 이미 한국에서 일하고 본국에 갔다가 다시 일하러 온 동무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한국의 노동법을 어느 정도 압니다. 아는 대로 ‘요구’하면 ‘취급’도 받지 못합니다. 그게 현실입니다.

그들도 사람입니다.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