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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3호) 오재진 대전시의원 후보 선거 후기


진보신당이 바로 나입니다.

대전광역시의원 후보(대덕2) 오재진


이제 선거가 다시 시작된다. 지난 6월 2일 지방자치선거가 진보신당으로서는 본격적인 정치적인 시기에 시험대에 올랐다가 가까스로 진보신당의 위치를 3.14% 지지율로 확인해준 소중한 시험대였다. 정당정치로서의 선거는 늘 시작인 셈이다.

돌아다보면 지난해말 후보자 1명만 가시화 된 상태에서 대전시당의 활동가군을 볼 때 후보군이 너무 적어 걱정이 된 상태로 이어지다가 급기야 4월이 넘어서야 후보군이 가시화 될 수 있었으나 여전히 적은 수였다. 2년전 얼어죽을 각오로 새로운 진보신당을 창당하면서 나온 점에 비추어 보면 너무나 초라한 모습으로 선거에 직면하게 되었다. 준비는 되어 있지 않았고, 당 활동가들은 나서지 않으려 하는 소극적인 자세로 내비취었다. 지역의 정당정치세력으로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셈이다. 이를 누구나 잘 알고 있었으나 정치적인 시기인 선거에 어떻게 대응해갈 것인가? 논의가 부족한 상태로 선거가 코앞에 닥친 셈이다. 매년 선거시기가 되면 떠오르는 평가가 있다. 미리 준비하자는 것인데 역시 이번에도 빠지지 않을 것이다.

이번 선거는 내외적으로 정말로 안타까운 일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시장후보전술은 매우 무리수를 둔 후보전술로 가까스로 채택되었고, 공중전이라고 하는 방송토론의 장벽을 결국 뛰어넘지 못하고 존재감도 없는 상태로 선거를 치뤘다고 보여진다. 노동대중조직으로부터는 패권주의로 인하여 거부되었고 대중조직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 배제된 대중조직관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거기에다가 비판적지지의 망령이 다시 되살아나 부산 사태에 이어 충남의 후보 사퇴와 당의 대표를 역임한 경기도지사 후보가 사퇴를 하며, 한미FTA 추진세력이며 비정규직 양산법을 통과시킨 신자유주의 세력과 반노동자적인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주문을 외우고 출마한 전국의 후보자와 선거운동을 하는 당원들에게 등에다 칼을 꽂는 사태가 연출되었다. 공당에서 있을 수도 없는 일이 버젓이 벌어져 입을 다물을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그래도 진보정치의 씨앗을 뿌리고자 40여일동안 비록 혼자였지만 4거리와 골목 골목을 누비고, 학교 앞에서 놀이터에서 주민이 있는 곳이면 찾아다니면서 진보신당의 시의원후보임을 당당하게 혹은 재미있게 의미있는 선거운동을 전개하였다. 50여명의 대덕구당원협의회 소속 당원들이 있었지만 평소에 회의구조나 활동구조를 갖추지 못한 채로 선거에 임했기 때문에 큰 기대를 갖고 있지는 않았지만 선거 5일 정도 남겨두고 고맙게도 당원들이 붙기 시작하였다. 선거운동원들은 내가 후보라는 생각을 갖어야만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저는 이른바 <서동요전술>을 구사하였다. 인력도 안되고 재정도 안될 것을 뻔히 보면서 밤새워 고심하여 만들어낸 전술이 바로 이구동성으로 소문이 소문의 꼬리를 물고 널리 퍼트려 결국은 인지도와 지지도를 확장시켜 낸다는 방법이었다. 본선거인 5월 20일 전에는 분명 타후보군과 달리 아침 4거리를 장악할 수 있었고, 아동과 청소년들에게는 알려진 진보신당 시의원 후보로 다가갔다. 그러면서 본선거일 이후로는 방송차로 무장한 타 후보가 4거리를 차지하면서 저는 골목 안으로 들어올 수밖에 없음을 잘 알고 있었기에 빈틈을 찾아다녔다.

애초에는 2006년 득표했던 1,848표를 지키고 7.24%를 웃도는 지지율로 진보신당의 예상지지율 3%를 선회하여 진보신당을 지키자는 게 원래의 목표였는데 역시 힘에 부친 결과를 보였다.

전술적으로는 실패한 선거다. 전당적으로도 위력적인 정치조직으로서의 진보신당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키지 못한 실패한 선거라고 규정하고 싶다. 평등, 생태, 평화, 연대의 가치를 지닌 진보신당으로서의 제 모습을 이번 선거 시기에 부각시키지 못한 점은 향후 진보신당의 발판 마련에 힘겨움으로 드러날 것이다. 거기다가 당내외적인 노선정립이 안정화되기 전까지는 파란이 예상되기도 한다. 그야말로 독자노선이냐! 연합노선이냐? 당내 노선투쟁이 전당대회 전까지 이어질 것이며, 중앙당 지도부 구성까지 진통을 겪을 것이다. 거취를 표명할 바는 아니지만 당분간 당을 떠나지는 않겠다. 이전엔 패권과 종북의 무리들이 몰려든 당을 떠났다면 이번엔 내가 미리 나가지는 않겠다. 더 이상 진보신당이 자신의 정체성을 갖고 인민들의 삶과 직결된 정치세력으로서 제자리를 찾아갔으면 참 좋겠기에 제가 걸어갈 길이라면 비가 와도 비난을 하여도 걸어갈 참이다. 마음으로 4년 후 후보로서의 끈을 갖고 가겠다. 물론 결정은 고스란히 당원 동지들의 몫이다. 나의 결정권한은 “0”임을 잘 알고 있다.

아울러 주민의 진보적인 속성을 갖게 함과 진보정당 정치에 대한 지지는 순전히 당원들의 몫이며 당 활동가로서의 임무이다.

김윤기 시장후보자 동지와 시당 선거운동본부 활동가들에게 미안함이 많이 남는다. 또한 정은희 비례후보 동지에게도 너무 큰 고마움과 동지애를 전하고 싶다. 고군분투한 유성의 장주영 후보와 유성당협 선거본부에게도 무한한 애정을 보낸다. 대덕당협 동지들께도 동지애를 전한다. 진보의 세상은 거저 오지 않고 말로 오지 않으며 발로만 뛴다고 오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조직적인 대오를 갖추고 사전 훈련을 거치면서 주민 속에서 주민과 함께 손을 잡는 일이 장 우선적인 과제가 되어야 할것이다.

조만간에 문화예술공동체 ‘여럿이하나’(대표; 강수환)의 활동으로 마을영화제를 준비중이다. 여력이 된다면 문화제로 전환해갈 여지를 마련해갈 요량이다. 진보신당의 당원으로 자신이 선택하고 자신이 일궈갈 일이라면 당원 동지들이 나서야 한다. 스스로 봉사자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시간이 있는 동지는 시간으로, 힘이 있는 동지는 육체적인 노력으로, 재정의 여유가 있는 동지들은 재정력으로 진보신당의 새 세상을 앞당기는 길에 함께 어깨 걸고 나서자. 세상을 바꾸기 보다는 먼저 나를 바꾸는 일이 선행되지 않으면 세상은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저는 20년을 미리 본다. 그래서 아침에 만난 동네 아동과 청소년이 너무나 반갑고 고맙고 기쁜 선거운동을 40여 일간 할 수 있었다.

오늘도 내가 걷는 이 길 위에서 동지들과 뜨거운 눈빛을 나누며 마을을 걷고 싶다. 함께 하신 동지들! 노동의 현장에서 하루의 일터에서 동네에서 진보신당의 기쁜 소식을 먼저 알리시는 동지들과 손을 꼭 맞잡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동지들! (2010.6.21)